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4일 일본 가나가와 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2-5로 패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패자부활전에 떨어지고 미국과 두 번째 준결승을 치르게 됐습니다.
야구를 하면서 이길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일본 쪽으로 흘러가는 느낌이었어요 한국 선수들의 파이팅도 느끼지 못했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면서 7회가 끝나자 TV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렸어요.
1사 1루의 상황이었어요. 1회초 선두타자 박혜민(31)=삼성=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 뒤 2번타자 강백호(22)=킬로톤=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정부는 투수 야마모토의 3구를 힘껏 잡아당겨 왼쪽 담장에 맞고 말았죠. 1루주자 박혜민이 3루까지 들어가고 이정후는 2루로 천천히 들어갔어요. 이때 잘했고 믿었던 양의지도 힘이 하나도 안 빠졌어요.
그러나 한국은 1사 2, 3루에서 양의지(34) =NC=와 김형수(33) =LG=가 삼진을 당하며 무득점을 기록했다.
이 날의 시합은 ‘약속의 8회’라고 불린 8회였습니다.
이승엽은 2006년 WBC에서 일본과의 경기에서 8회 결승타를 날렸고, 이종범도 결승타를 때려 ‘한국 야구는 약속의 8회’라는 격언이 생겼습니다.
당시 그 기세를 몰아 한국 야구는 9전 전승으로 금메달 신화를 이뤘습니다.
저는 경기 중계를 보고 있지 않아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못했지만 보도를 종합해 보면 승부는 결국 8회 만에 일본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이날 8번은 한국 편이 아니라 일본 편이었습니다.
병살을 처리하지 못한 오른발 자국이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문제는 8회 1사 1루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병살은 없었다.
유격수 오지환이 2루를 밟아 1루로 던진 공을 투수 고우석이 1루 앞에서 잘 잡았지만 베이스를 밟지 못해 병살이 무산됐다.
뒷다리를 뻗어 베이스를 찾았지만 그의 오른발은 베이스가 아니라 다른 곳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작은 플레이 하나가 전체의 흐름을 바꿔놓은 겁니다.
이 플레이는 심판 재량으로 비디오 판정이 들어갔는데 고우석의 발은 완벽하게 다른 곳을 맞고 있었대요. 타자의 2루 진루 의지도 없는 것으로 판단돼 완벽한 세이프로 판정됐습니다.
이후 투수 고우석이 갑자기 무너졌어요. 제구가 흐트러지면서 무라카미에게는 고의 4구를 허용했고 카이 타쿠야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만루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그리고 고우석은 야마다와의 맞대결에서 3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3실점, 결국 2-5까지 점수차를 벌렸습니다.
이때 감독님이 투수 교체를 하면서 한번 내보냈어야 하는데 그런 작전상의 실수도 있었어요. 이번 경우는 선수도 지도자인 김경문 감독의 명백한 전술 부재로 판단됩니다.
한국은 9회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과 폭투로 2루까지 진루하며 기회를 잡았다.
만약 8회가 병살로 이어졌다면 어땠을까. 위기 뒤에야 기회를 잡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과론일 뿐 한국으로서는 아쉬운 8번이었어요. 김경문 감독이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경기였어요.
오늘 지더라도 다음에 이기면 은메달, 지면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기면 동메달입니다다시 한번 미국과 승부해서, 이번엔 이겨 결승에 진출하고 일본을 이겨 우승하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