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패씽하고 이 되겠다고?

대통령 패씽하고 이 되겠다고? 1

결국 윤석렬 후보 측은 발표자를 보내지 않았다.

안철수 후보 측은 이틀 전 사고로 선거운동을 중단한 상태여서 예정된 발표자가 나오지 못했지만 국민의 힘은 섭외를 시도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참석자를 정하지 못하고 전날에야 불참 통보를 했다.

사교육 걱정 창립 이후 세 번째 대선이고 교육공약 평가 콘퍼런스도 세 번째지만 주요 정당에서 불참한 사례는 처음이다.

도대체 무슨 심산일까? 교육시민운동단체가 하고 있는 공약을 평가받아봤자 득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우리 단체가 지향하는 미션을 진보적 메시지로 해석해 다른 사람의 편이 되는 자리에 오고 싶지 않은 것일까. 이유야 어떻든 우리 단체가 교육운동 지형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있는데 대선을 20일 앞두고 참석조차 불응한 것은 큰 잘못이다.

교육정책 자체를 패션화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콘퍼런스는 정각 6시에 시작되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리를 메운 청중석에는 사전 신청을 한 20여 명이 거리를 두고 가득 메웠고 80여 명은 유튜브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었다.

이재명 후보의 정시 확대는 일시적인 대책이라고 밝혔다.

당초 4명의 후보가 발표해야 할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각 후보마다 배정된 35분은 일말의 여유도 없이 정확하게 진행됐다.

시간을 좀 더 늘리면 어떨지 캠프 측에 제안도 했지만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최소한 각 진영별로 공약 발표시간으로 주어진 5분에 맞춰 내용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재명 후보의 교육공약을 발표하는 박백범 부위원장은 5분 동안 8개 공약 중 3개를 설명했을 뿐 나머지는 제목만 읽어 내려갔다.

8가지 중 기억에 남는 것은 공교육과 케어를 국가의 책임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많은 선진국에서 시행한다는 초등학교 3시 동시하교제, 돌봄 7시 확대, 학급당 학생 20명 감축 등이 시행되면 실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그 긴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의 ‘질’이 문제겠지만

청년 공정정책으로 발표한 정시 확대는 고교단위제로 입시가 개편되는 2028년 이전까지 시행되는 일시적인 정책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올해 7월에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국가교육위원회가 공식 출범해 교육정책을 주도할 예정이어서 입시제도의 구체적인 방향을 대선 캠프에서 거론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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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후보 공약 질의응답 중인 송경원 정책위원 심상정 후보 캠프에서 나온 송경원 정책위원은 ‘국가가 책임지는 미래형 교육’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돌봄과 평생교육까지 국가가 책임진다는 큰 틀은 민주당과 비슷했지만 노동존중사회를 위한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35세 유아교육을 무상 실시(약 2조), 10개 거점 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을 대표공약으로 내걸었다.

가장 진보적인 정당에서 가장 현실적인 계획을

5분 발표를 마치고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순서로 각 후보들의 색깔과 정책 방향이 더 뚜렷해 보였다.

특히 공약 실행 여부를 묻는 평가단의 질문에 정의당의 답변은 인상적이었다.

각 정책이 현 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추진 정도를 먼저 확인하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을 때 실현 가능성이 높은 정책 위주로 공약을 설계했다는 것이다.

현재 5년 단임제라는 틀 안에서 대통령직인수위가 곧바로 계획을 세우고 실현할 수 있도록 공약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의 대통령제가 유지되는 한 교육혁신에는 정치적 한계를 돌파하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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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참한 양당의 공약은 서면답변서 위주로 평가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모아 주요 4인 후보 공약의 평가 결과를 도출한다.

이 내용은 내일(2/24) 오전 11시에 발표된다.

현장 참가 인원도 제한돼 있고 주요 캠프에서도 절반밖에 참가할 수 없어 예년보다 조용히 흘러간 2시간 반. 그러나 마지막으로 경남 창원에서, 전남 목포에서 온 참가자들의 소감을 들으며 그들을 저 먼 거리에서 달려온 힘은 무엇일까. 그 중에서 평가단의 한 말을 옮긴다.

충남 천안에서 온 학부모입니다.

시국현장에까지 참여해야 하나 우려되어 왔습니다.

아이가 6학년이 돼서 중학교 갈 준비를 하면서 교육에 너무 많은 어려움이 느껴져서 현장에 왔는데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그래도 이런 기회를 통해 민주시민의 학부모가 된 느낌입니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막상 오니까 교육운동하시는 분들이 힘든 길을 가는 것 같아서 빛이 되는 길목에 저도 붙어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 끝에 빛이 있다면 그 빛이야말로 우리 아이들과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이라면 눈앞의 5년보다는 우리 아이들의 생활을 되돌아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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